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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동아리 U-turn 춤에 영혼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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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그릇이다. 마음을 담고 정신을 담고 나의 모든 것을 담아내는 그릇. 여기, 동작 하나, 손짓 하나에 영혼을 담기 위해 쉴 새 없이 연마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UNIST 댄스동아리 U-turn이다.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그들의 몸짓이 만들어지는 곳을 찾았다.

밤샘 연구로 자정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UNIST 캠퍼스. 환한 창문들 중에 유독 눈이 가는 곳이 있다. 불빛과 함께 흥겨운 리듬이 흘러나오는 다목적센터 2층이다. 이곳에는 2016학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공연을 준비하는 UNIST 댄스동아리 ‘U-turn’이 있다.

U-turn의 남성 회원들이 거울 앞에서 춤 동작을 맞춰보고 있다. | 사진: 안홍범

U-turn의 남성 회원들이 거울 앞에서 춤 동작을 맞춰보고 있다. | 사진: 안홍범

쿵. 쿵. 쿵.

음악소리로 가득한 연습실 한쪽 벽은 전신거울이 가득 채웠다. 거울을 마주보고 선 U-turn 회원들은 리듬에 맞춰 춤에 열중하고 있다. 안무를 맞춰보는 학생들의 이마엔 어느새 땀방울이 맺혔다.

“연습 시작 전에는 너무 추워서 히터를 켜기도 해요. 그런데 몇 곡 추다 보면 더워져요. 가끔 겨울에 창문 열고 연습할 때도 있답니다.”

기초과정부 윤소영 학생을 중심으로 꾸린 팀이 같은 동작을 반복해 맞추다 잠깐 쉬는 시간을 가졌다. 밖은 입김이 나오는 한겨울인데 U-turn이 춤추는 이 공간은 한여름처럼 뜨거운 열정이 가득했다.

춤추고 싶다면 누구나 U-turn하라

팀원들이 휴식 시간에 영상을 보며 어떻게 하면 더 멋있는 춤을 출 수 있을지에 대해 서로 의논 중이다. | 사진: 안홍범

팀원들이 휴식 시간에 영상을 보며 어떻게 하면 더 멋있는 춤을 출 수 있을지에 대해 서로 의논 중이다. | 사진: 안홍범

U-turn의 연습 분위기는 자유롭다. ‘춤추고 싶다’는 마음으로 모이다 보니 따로 연습을 강제하지 않아도 스스로 모여 춤추는 게 자연스럽다. 춤 솜씨를 보면 어려서부터 춤에 일가견이 있는 친구들처럼 보인다. 하지만 동아리 회원의 이력은 다양하다.

중・고교 댄스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정기적으로 무대에 오른 경험이 있는 친구도 있고, UNIST 입학 후 U-turn에 반해 춤을 추겠다고 결심한 이들도 있다. 후자 중 대표적인 인물이 기초과정부 배재연 학생이다.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 춤을 춰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U-turn 공연을 보고 반해버렸어요. 저도 무작정 춤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춤을 잘 추지 못해서 오디션 때는 춤보다 말을 많이 했죠.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요.”

그의 간절한 바람은 통했다. U-turn 신입회원으로 합류한 재연 학생은 선배들에게 혼나가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던 첫 다짐을 지킨 결과 작년 UNIST 대강당에서 이뤄진 U-turn 공연에서는 선배들에게 칭찬도 받았다. 초보 댄서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한 호흡으로 함께 추는 춤

U-turn의 영역은 캠퍼스를 넘나든다. 더 멋진 춤을 위해 전문가를 찾아가 배우기도 한다. 기초과정부 민두원 학생은 지난 여름방학에 이어 이번 겨울방학에도 친구들과 함께 울산 성남동의 댄스학원에서 수업을 들었다.

“학원에서는 더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어요. 눈여겨보지 않으면 모를 세세한 동작까지 지적받을 수 있거든요. 무엇보다 전문가의 춤을 눈으로 보면서 안목이 좀 더 높아졌다는 걸 느끼게 돼요.”

각자 좋아하는 댄스 장르를 배워온 회원들은 서로 가르치고 배운다. 이른바 ‘댄스 품앗이’다. 이런 활동이 이어지다 보니 어느새 다루는 장르도 많아졌다. U-turn 공연에서 K-Pop댄스부터 팝핀, 비보잉, 어반힙합, 걸스힙합, 크럼프, 락킹까지 즐길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U-turn의 여성 팀원들이 연습실에서 서로의 동작을 맞춰보고 있다. U-turn의 활약은 www.facebook.com/unistuturn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사진: 안홍범

U-turn의 여성 팀원들이 연습실에서 서로의 동작을 맞춰보고 있다. U-turn의 활약은 www.facebook.com/unistuturn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사진: 안홍범

회원들은 자신이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으면 공연할 팀원을 모아 연습에 들어간다. 독무보다 여럿이 호흡 맞추는 군무가 더 강렬하고 멋진 무대를 만들기 때문이다. 군무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팀원의 호흡이 한 박자에 맞아떨어져야 한다.

여럿이 추는 춤을 마치 한 사람이 추는 춤처럼 맞추는 건 아무리 뛰어난 댄서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꾸준히 춤을 췄다는 기초과정부 권가람 학생 역시 마찬가지다.

“어려서부터 춤을 춰봐서 혼자 추는 춤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여럿이 함께 추는 춤은 달라요. 저 혼자만 어려운 안무를 익히고 선보인다고 완성되는 게 아니거든요.”

열정과 가능성이 만든 댄스동아리

7기를 필두로 진행된 연습에는 5기인 생명과학부 김영재 학생도 참여했다. 선배가 생각하는 후배들의 동아리 활동에 대한 평가가 궁금했다.

“솔직히 저는 지금이 제일 좋아요. 제가 새내기였던 2010년만 해도 동아리 활동이 그리 활발하지 않았거든요. 신입생도 10명 내외로 적었고요. 해가 갈수록 회원이 많아지고 활동하는 무대도 늘었어요. 원래 축제 공연이 전부였는데 공연이 많아지면서 자주 모이게 되고 그럴수록 사이도 돈독해지더라고요.”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이동호 학생이 비보잉 댄스 중 하나인 나이키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나이키 프리즈(Nike freeze)는 춤을 추는 중간 한 팔로 몸 전체를 지탱하며 물구나무를 서 포즈를 취한 후 그 상태로 멈춰 있어야 하는 동작이다. | 사진: 안홍범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이동호 학생이 비보잉 댄스 중 하나인 나이키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나이키 프리즈(Nike freeze)는 춤을 추는 중간 한 팔로 몸 전체를 지탱하며 물구나무를 서
포즈를 취한 후 그 상태로 멈춰 있어야 하는 동작이다. | 사진: 안홍범

학부생부터 대학원생까지 다양한 학번이 활동 중인 U-turn은 16학번을 맞을 준비에 들떠 있다. 후배를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부회장을 맡은 민두원 학생은 “춤에 대한 열정과 가능성”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한 번도 춤을 춰보지 않았던 배재연 학생이 그랬듯이 말이다. 열정과 가능성만 있다면 누구나U-turn이 될 수 있다. 대학원생이 되어도 이들이 추는 춤은 멈추지 않는다.

“Turn Your Soul”… 춤에 영혼을 담기까지

따뜻하고 안락한 이불 속에서 마음껏 게으름 피우고 싶은 겨울방학. U-turn이 이 시간을 춤 연습에 몰두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U-turn 활동 이후 표현력이 풍부해졌다는 윤소영 학생이 말했다. “공부하다 지치면 책을 덮고 연습실에 달려와요. 언제든 자유롭게 춤출 수 있다는 게 U-turn만의 특권이거든요.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춤추다 보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어느새 풀린답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민두원 학생은 춤을 추면서 자신이 변하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평소 낯도 많이 가리고 소극적인 편인데, 무대에 오르면 달라진다고. 무대가 두렵지 않느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관객이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리허설하거나 혼자 무대에 서면 굉장히 떨려요. 그런데 공연이 시작되면 오히려 침착해지더라고요. 가끔 관객석에 낯익은 얼굴이 보이면 반갑기도 해요. 저도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딱 부러지는 이유를 밝히긴 어렵지만 너무 좋은 춤을 위해, U-turn은 다시 연습에 몰두했다. 밤늦도록 이어지는 연습은 “Turn your soul!”을 외치며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다. ‘Turn your soul’이라는 멋진 구호는 공대생의 반전매력을 닮았다. 영혼까지 변신시켜 춤꾼으로 거듭나는 U-turn의 매력은 관객들의 오감을 사로잡으며 UNIST의 이름까지 알리고 있다.

권가람 학생이 체육관에서 독무를 연습하고 있다. 작은 동작 하나에도 영혼을 담는 U-turn의 춤들은 이런 연습을 통해 완성된다. | 사진: 안홍범

권가람 학생이 체육관에서 독무를 연습하고 있다. 작은 동작 하나에도 영혼을 담는 U-turn의 춤들은 이런 연습을 통해 완성된다. | 사진: 안홍범


ABOUT U-TURN

‘공대생’이라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뿔테 안경에 평범한 티셔츠를 입고 밤낮없이 실험에 매달리는 모습이다. 이들이 춤을 추면 어떨까? 지루한 무대를 상상했다면 U-turn의 공연을 관람하길 권한다. 강의실이나 실험실에서와는 180도 다르게 변신한 ‘반전매력’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춤을 배우고 싶었던 학생들이 모여 만든 이 동아리는 현재 회원 100명 규모로 성장했다. UNIST 캠퍼스는 물론 울산 전역에서 멋진 댄스공연을 펼치는 이들의 무대는 보는 이의 심장마저 뒤흔드는 힘이 있다. U-turn이 무대에 오르기 전 항상 외치는 구호는 Turn Your Soul! 공대생에서 춤꾼으로 완벽하게 모드 전환하고 펼치는 U-turn의 2016년 공연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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