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집을 고른다는 것은 많은 고민을 던져준다. 집 주변이 안전한지, 교육 여건은 어떤지, 교통은 원활한지, 운동시설이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지 등 고려해야 할 것이 산더미다.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만큼 관련 정보도 홍수를 이룬다. 믿을 수 있고, 쉬우면서도 재미있게 집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부동산 추천 서비스를 개발하는 창업팀을 만났다.
UNIST 창업기업 데이터하우스(Data House, 대표 김세정)는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부동산 매물 추천 시스템 개발하고 있다. 선호하는 요소들을 선택하면 알고리즘에 따라 맞춤 매물을 볼 수 있는 형식이다.
데이터하우스는 최근 K-Global 300에 선정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K-Global 300은 정부에서 유망한 스타트업으로 선정한 기업들로, K-Global 사업에서 지원규모 우선 배정 등 우대를 받을 수 있다 . 2015년을 시작으로 매년 선발돼 왔으며 데이터 하우스는 2017년 12월에 새로 선정됐다. K-Global 프로젝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ICT 분야 창업벤처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는 총 15개 세부사업에 약 770억 원 규모로 구성됐다. 데이터하우스는 이중 빅데이터 스타트업 기술지원 사업, 해외진출 지원 사업 등에 적극 지원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데이터하우스는 2018년 K-Global 300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 사진: 김경채
데이터하우스 김세정 대표(융합경영대학원)는 “믿을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교한 모형을 구성해 사람들이 원하는 집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며 “부동산의 디지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좋은 집으로 삶의 질 향상하기 위해 뭉쳤어요”
김세정 대표는 창업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사람들이 집을 찾을 때 좀 더 합리적으로 주거지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답했다.
데이터 분석에 관심을 갖고 UNIST 융합경영대학원 석사 과정을 선택한 김 대표는 몇 년 전부터 부동산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공부해왔다. 공인중개사 취득을 위한 공부도 병행 중이다. 올해는 2차 시험을 치른다.
김 대표는 전공인 데이터 분석과 부동산을 결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왔다. 부동산 거래 플랫폼 등 부동산을 이용한 창업아이템을 고민하던 그녀는 지난해 데이터하우스 팀을 결성했다. 김 대표는 팀 결성을 통해 데이터를 활용해 부동산 매물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팀명 ‘데이터 하우스’엔 ‘데이터를 통해 집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가 담겼다.
여름부터 본격적인 기획과 디자인이 진행됐고, ‘마이집(Myzib)’ 서비스의 윤곽이 드러났다. 데이터하우스 팀은 최근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목표는 올해 하반기 서비스 출시다.
마이집(Myzib)으로 내 집 찾기
데이터하우스 팀은 마이집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를 통한 집 찾기를 이끈다. 주 목표 고객은 가족 단위 수요자다. 집을 선택하는데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많고, 집에 대해 고민하고 찾아볼 시간은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돌아다니면서 직접 물어보고 발품 파는 수고를 덜어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겁니다. 내가 원하는 정보를 고르고 그에 맞는 집을 추천받을 수 있다면 이러한 매물을 중심으로 집을 찾아볼 수 있어요. 이렇게 되면 부족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죠.”

유니스파크에서 데이터하우스 팀을 만났다. 김세정 대표(왼쪽)과 박소환 학생(오른쪽)은 마이집 서비스에 대해 소개했다. | 사진: 김경채
마이집은 교통, 교육 등 9가지 지표를 기본으로 원하는 요소를 선택할 수 있다.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에 따라 추천이 이뤄지고 사용자는 이를 통해 자신에게 꼭 맞는 집을 알아볼 수 있다.
김세정 대표는 “기존 부동산 정보 제공 플랫폼들은 최근 광고로 인해 신뢰도 하락의 위기를 겪고 있다”며 “내가 원하는 정보, 내가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공정하게 평가된 집을 고를 수 있다면 부동산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집은 웹 기반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추후에는 앱으로도 연동할 계획도 세웠다. 중개인과 일반인에게 양방향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에 있으며, 수익 모델에 대한 대안을 찾고 있다.
데이터하우스는 신뢰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확보를 최우선으로 진행 중이다. 더불어 알고리즘을 통한 추천과 실제 소비자의 인식과 평가를 비교하고 그 효과를 검증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광고에 휘둘리지 않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데이터 기반의 추천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부동산 디지털화, 한국에만 머무를 수는 없어요
데이터하우스는 초기 스타트업이지만 해외 진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실제 UNIST에서 활동하는 4명의 팀원과 함께 일리노이 주립대학에 2명의 팀원이 활동 중이다.
UNIST와 일리노이 대학 팀은 각각 분화된 업무를 통해 서비스 개발과 함께 해외진출의 포석을 다지고 있다. UNIST팀은 마이집 서비스를 완성하고 실제 서비스 운영을 통한 실증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한다. 일리노이 팀은 실리콘벨리 진출을 통한 투자유치와 해외사업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UNIST 팀은 현재 4명 규모로, 김세정 대표와 서비스 개발자 박소환 학생 그리고 알고리즘 개발자와 전략기획 담당이 각 1명씩 활동 중이다. 데이터하우스는 유니스파크(UNISPARK)가 문을 열 때부터 두 학기 연속으로 선정돼 공간을 제공받고 있다. 김세정 대표는 “창업인턴십 학점과 업무에 열중할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진다는 것은 학생이 창업활동을 하는데 큰 메리트가 된다”며 “유니스파크 입주로 인해 새로운 팀원 모집 등에서 유리해진 점이 많다”고 말했다.

UNIST팀은 알고리즘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최적화된 모델을 개발하면 이를 해외시장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 사진: 김경채
일리노이 대학 팀은 알고리즘 개발과 전략기획 담당 각 1명이 활동한다. 일리노이 팀과의 인연은 김세정 대표가 참가했던 GCP(Global Consulting Program)을 통해 이뤄졌다. 이들은 울산의 중소기업 해외진출을 위한 마케팅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연락이 이뤄지던 중 데이터하우스의 창업 아이템 이야기가 나왔다. 사업 아이디어에 매력을 느낀 일리노이 학생들은 사업 아이디어 논의에 참가했고, 그 결과 두 대학의 학생들이 협업하게 됐다.
데이터하우스 팀은 우선 한국 알고리즘 모델을 완성해 기술적 기반을 다진 후 해외 각 국의 특성에 따라 데이터 알고리즘을 변형시키는 형태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데이터하우스가 생각하는 미래는 간단하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부동산을 좀 더 믿을 수 있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신뢰는 차곡차곡 쌓인 약속과 그 실현들로 이뤄진다. 데이터하우스는 인터뷰가 있던 날, 청년창업사관학교 8기에 선발되며 또 다른 지원을 약속 받았다. 이제 남은 건 약속과 기대를 하나하나 실현해 꿈을 이뤄나가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