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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평등하다, 차이는 끈기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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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국의 화려한 우주개발역사 뒤에는 숨은 인재들의 활약이 있었다. ‘흑인’과 ‘여성’이라는 이중고를 딛고 자기 몫을 톡톡히 해낸 세 여성과학자들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영화 <히든 피겨스>에 담겨 전 세계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여성 과학자들의 역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UNIST MAGAZINE에서도 과학자의 길은 선택한 멋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준비했다.

HIDDEN FIGURES.1 강사라 도시환경공학부 교수

“저희 아버지도 과학자세요. 제가 어릴 때 1년에 두 달씩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방문해 연구하셨는데, 그때마다 온 식구를 대동시키셨죠. 자연스럽게 외국인 과학자를 만나는 자리에 저도 끼게 됐는데요. 세계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삶이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강사라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과학자를 꿈꾸게 됐다.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았는지 수학을 잘 했고, 고등학교 때는 수학을 응용할 수 있는 물리에 끌렸다. 아버지의 분야였던 지구환경과학 쪽으로 진로를 생각했고, 아버지와 같은 대학 같은 학부에 입학했다.

아버지처럼 지구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됐지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낸 강사라 교수. | 사진: 안홍범

아버지처럼 지구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됐지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낸 강사라 교수. | 사진: 안홍범

“아버지는 제게 한 번도 과학자의 길을 강권하지 않으셨어요. 오히려 ‘누군가를 뒤쫓는 게 아닌 스스로의 꿈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하셨죠. 그 덕분에 신중하게 고민하고 이 길에 들어설 수 있었어요. 아버지와 비슷한 길에 들어섰지만 제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길을 찾은 거예요.”

누군가의 꿈이 아닌, 나의 꿈

강 교수는 수학과 물리로 자연현상을 파악하는 일에 큰 매력을 느꼈다. 특히 늘 경험하는 기상을 계산하고, 왜 그런 일이 나타나는지 밝히는 게 좋았다. 수학과 물리학은 지구과학과 다른 영역일 수 있지만, 오히려 다른 학문간 융합이 새로운 열쇠가 됐다.

대기를 연구하던 그녀는 더 성장하기 위해서 지구 전체를 보는 다양한 시각이 필요함을 느꼈고 유학을 선택했다. 그리고 꾸준히 노력한 끝에 대기환경 분야에서 자신만의 연구주제를 잡아 최초를 여는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UNIST에서 진행한 최근의 연구 중에는 좋은 성과도 있었다.

극지와 열대 잇는 대기 순환의 비밀을 최초로 밝히다

강 교수는 남반구 아열대 지역에 폭우가 집중되는 원인을 남극에서 찾아냈다. 남극 지역의 성층권 오존층에 구멍이 생기면서 대기 순환에 변화가 생기고, 이것이 열대지역에 영향을 준다는 내용이다.

“기존 학설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온도가 높아지고 수증기가 늘어나기 때문에 남반구 아열대 지역에 집중폭우가 생긴다고 봤어요. 그런데 각종 수치들을 넣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해본 결과 이상한 점이 있었어요. 온도 변화와 수증기만으로 설명이 안 되는 현상이 보이더라고요.”

지구를 둘러싼 대기는 모두 연결돼 있다. 대기 측면에서 보자면 남반구 아열대 지역과 남극을 분리하기 어렵다. 강 교수는 다양한 기후 모델링 실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 남극 성층권의 오존층 파괴로 대기 순환에 변화가 생기면서 남반구 아열대 지역에 폭우가 나타난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 결과는 기상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인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2016년 9월호 ‘리서치 하이라이트(Research highlight)’로 소개됐다.

강사라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데이터를 살피고 있다. | 사진: 안홍범

강사라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데이터를 살피고 있다. | 사진: 안홍범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시뮬레이션 결과가 분명하지 않아 연구 초기 뚜렷한 데이터를 얻을 수 없었던 것이다. 강 교수는 “포기하지 않고 수많은 관측 자료를 수집하고 다양한 모델링을 기반으로 시나리오를 개발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며 “생각보다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좋은 성과로 이어져 기쁘다”고 말했다.

그녀는 다음 목표로 ‘극지에서 일어난 변화가 다른 극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극지와 열대를 잇는 연구가 최초였듯, 극지에서 극지를 잇는 연구도 강 교수가 최초로 도전하고 있다.

<UNIST Hidden Figures 시리즈는 강사라 도시환경공학부 교수, 최남순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문회리 자연과학부 교수 순으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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