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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으로 법률을 더 친숙하게 만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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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봇(LAWBOT)을 이용해 사람들이 법을 친숙하게 느끼고, 유용한 도구로 사용하도록 만들고 싶어요. 법으로 상징되는 정의를 구현하는 데 이 기술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요.”

UNIST 벤처 기업인 ‘코어닷투데이’에는 변호사가 한 명 있다. 법률을 다루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려고 했던 코어닷투데이에 꼭 필요한 인재인 오슬기 변호사다. 울산에서 태어난 오 변호사는 어릴 적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고 그곳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국제변호사를 꿈꾸며 고국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던 차에 코어닷투데이와 인연이 닿았다.

오 변호사는 “코어닷투데이의 비전과 미션, 지향하는 가치가 마음에 와 닿았다”며 “앞으로는 법률과 기술이 결합되는 부분이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해 스타트업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어닷투에이는 ‘오늘 하루의 핵심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비전으로 세우고, ‘세상의 정보를 의미 있게 연결하고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을 미션으로 삼았다. 이 회사가 이루고 싶은 사회적 가치는 정보격차와 불평등 해소다. 최근 코어닷투데이가 개발한 인공지능 법률 비서, 로우봇은 법률 분야에서 정보격차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셈이다.

오슬기 변호사는 법조인으로서 로우봇의 장점을 ‘수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으로 꼽았다. 개정 판례와 조문, 각종 법령 데이터는 나날이 쌓이는데 이를 사람이 일일이 검토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로우봇을 도입하면 변호사가 의뢰인을 직접 만나 소통할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녀는 “로우봇의 도움으로 법조인들은 법률 조사에 시간을 절약하고, 의뢰인을 만나거나 변호 전략을 짜는 데 더 집중할 수 있다”며 “인공지능 법률 로봇은 법조인을 대체한다기보다는 함께 일하는 법률 비서로서 역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오슬기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Q1. 뉴질랜드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확보했는데 한국(울산)으로 돌아온 이유는?

A1. 어릴 적 뉴질랜드로 이민 가서 사회초년생이 되기 전까지 쭉 뉴질랜드에서 거주했습니다. 그만큼 뉴질랜드는 제게 친숙한 나라예요. 그런데 졸업하고는 새로운 곳에 가보고 싶은 욕망이 컸습니다. 특히나 어릴 적 누리지 못했던 고국에서의 삶을 항상 희망했어요. 그래서 변호사 과정을 마치고 법원에 임명된 후 고향인 울산에 돌아오게 됐습니다.

제게 가장 자연스러운 진로는 변호사 자격증 확보한 다음 로펌(law firm)에 취직하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제가 경험하고 시도해보고 싶었던 일에 도전할 자유를 잃어버릴 것 같아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대학 졸업 후 변호사 자격 과정이 이어지면서 쉴 틈 없이 공부만 해왔거든요. 잠시 시간을 가지면서 20대에 어떤 경험과 기술을 쌓아야 경쟁력이 있는 법조인이 될수 있을지 고민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국제 변호사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걸 공부하고 어느 나라를 무대로 삼고 싶을지 등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동료들과 의논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오슬기 변호사의 모습. |사진: 김경채

동료들과 의논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오슬기 변호사의 모습. |사진: 김경채

 

Q2. 코어닷투데이는 어떻게 알게 됐는가?

A2. 코어닷투데이에서 인터넷에 올라가 있는 제 정보를 보고 연락해왔습니다. 법률 인공지능을 개발 중이고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으니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이메일을 보내주셨어요. 신기하게도 그때 저도 뉴스 기사들을 통해 인공지능 변호사, 리걸 테크(Legal Tech) 등과 관련된 정보들을 많이 접하고 4차 산업혁명이 법조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긍정적으로 만남에 응했습니다.

Q3. 더 많은 기회가 있었을 텐데 스타트업에 도전한 이유는?

A3. 앞으로 법률과 기술이 결합되는 분야가 성장할 거라 믿기에 코어닷투데이에서 일을 시작하는 게 좋은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스타트업이라 걱정됐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굉장히 도전적인 결정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만큼 가치도 있을 것이라 판단해 함께하게 됐습니다.

코어닷투데이의 비전과 미션, 그리고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가 굉장히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로봇을 이용해 사람들이 법을 친숙하고 유용한 도구로 사용하도록 만들고, 법으로 상징되는 정의를 구현하는 데 로봇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런 목적을 이루고 싶은 사람들끼리 제각각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열심히 일한다면 꼭 성공하지 않더라도 뜻깊은 경험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 *코어닷투데이의 비전: 오늘 하루의 핵심정보를 전달하는 것 | *코어닷투데이의 미션: 세상의 정보를 의미 있게 연결하고,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 | *사회적 가치: 정보격차와 불평등 해소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껏 쌓아온 제 지식과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었고, 공부를 하거나 일반적인 회사생활을 하기 보다는 스타트업의 핵심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지금 일을 하면서 제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많아 뿌듯한 순간도 많고, 새롭게 도전하는 부분도 많고, 배우고 공부하는 시간도 많아 만족스러운 선택입니다. 이런 흔치 않은 기회를 감사하게 누리고 있습니다.

법률 알파고 로우봇 검색 화면

법률 알파고 로우봇 검색 화면

4. 법조인으로서 로우봇의 장점은?

법령 데이터는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이 쌓입니다. 매일 새로 나오는 개정 판례와 조문들, 각종 법령 데이터들을 인간이 다루기에는 한계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 로봇은 수많은 법령 데이터를 몇 초 만에 전부 고려해 가장 관련 있는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점이 가장 매력적이에요. 사실 법조계 내부에서도 인력이나 인맥이 많은 쪽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서 정보격차가 굉장히 심한데요. 로우봇은 이런 불평등을 좀 완화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로우봇의 도움으로 법조인들은 가장 기본업무인 법률 조사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의뢰인들과 변호사가 대면할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줍니다. 일반인 입장에서 가장 불만스러운 점 중 하나가 바쁜 변호사, 만나기 힘든 변호사인데요. 변호사가 자신의 업무 시간을 법률 조사에 치우지지 않고 의뢰인과 소통할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부분이 사회적으로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변호사의 능력이 가장 명확히 발휘되는 변호/전략 구성에 도움을 주고 그 부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점도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5. 힘든 점은?

우선 인공지능 법률 로봇을 만들기 위해 한국 법령 데이터를 연구해봤는데요. 공개된 한국 법령 데이터의 구조와 양을 고려했을 때 로우봇이 학습할 수 있는 좋은 데이터베이스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할수록 로우봇의 능력이 더 향상되기에 이 부분이 힘든 점인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로우봇이 법조인의 경험과 직감을 이길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련 데이터를 알고리즘과 학습을 통해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 완벽하게 구축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로우봇의 역할이 법조인의 법률 비서 정도가 되는 게 가장 적합하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 법률 로봇은 법조인과 함께 일하는 서비스이지 법조인들을 대처할 서비스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일반인과 법조인들의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코어닷투데이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사진을 촬영한 오슬기 변호사. | 사진: 김경채

코어닷투데이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사진을 촬영한 오슬기 변호사. | 사진: 김경채

6. 향후 본인 진로 계획은?

코어닷투데이에서 인공지능 법률 로봇 개발에 전념하고 싶습니다. 이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열리는 데 한 몫하고 싶어요. 국내와 사뭇 다른 해외 법조계에서도 이 기술은 굉장히 매력 있다고 보고 있어요. 해외 진출 기회가 있다면 그것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국제변호사가 되는 게 꿈입니다. 학생 때 국제법을 전공했고 인권법과 난민법에 관심이 많아 국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난민들을 도와주는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법을 공부해 국제변호사가 되거나, 뉴질랜드와 법이 밀접한 영국 혹은 다른 해외 나라들의 법을 공부해 국제적인 무대에서 뛰는 변호사가 될 계획입니다.

7. 벤처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해준다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게 사회적으로 좀 나아졌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 창업하는 분들의 시도 자체가 굉장히 뜻깊은 것 같아요. 사실 법대를 다니면서 주변에 창업을 시도하는 친구들이 없어서 코어닷투데이에 일하면서 많은 이들이 창업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성공과 경제적 가치보다 경험과 사회적 가치에 초점을 둔다면, 벤처 창업을 하는 이들 모두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SK 청년비상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의 비전과 미션,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명확히 세우고 이해하면서 창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상 깊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실제로 저희도 일하면서 큰 그림을 잊어버리거나 보지 못할 때가 많아요. 그럴 때마다 장봉수 교수님께서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큰 그림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세요. 벤처 창업을 하는 분들도 이런 부분을 항상 고려하면서 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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